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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봄, 호텔은 텅텅… 왜 일본에 밀리고 있을까?

by moneymanyjo 2025. 4. 3.

제주도 봄 이미지

봄은 여행의 계절이지만, 제주도는 조용합니다. 5성급 호텔조차 10만 원대에 방을 내놓고 있지만 객실은 텅텅 비어 있고, 심지어 학생 단체가 특급호텔에 묵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동시에 "차라리 일본 가겠다"는 여행객의 말은 더 이상 농담이 아닙니다. 제주 관광의 위기는 지금,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특급호텔도 텅텅 빈 제주, 무슨 일이?

제주의 호텔업계는 올봄 전례 없는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해비치, 메종글래드, 제주신화월드 같은 5성급 호텔들도 예약률이 떨어지면서 1박 숙박료를 10만 원대까지 낮췄습니다. 그중 제주신화월드의 랜딩관은 ‘7만 9000원에 예약하는 법’이라는 정보까지 온라인에 퍼질 정도로 저가 경쟁에 내몰렸습니다. 문제는 단순한 가격 인하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주중 예약률은 60~70% 수준에 불과하며, 이는 과거 성수기 대비 크게 줄어든 수치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주중 평균 객실 요금이 30만 원을 넘었지만, 올해는 같은 객실이 10만 원 이상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고급 호텔의 가치와 이미지도 함께 하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가격 하락은 단체관광객 유치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제주 관광산업 전반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가격만으로 승부하는 구조는 오래 지속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주 대신 일본? 여행객은 가격 대비 만족을 선택한다

여행객들은 이제 단순히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제주를 선택하지 않습니다. 최근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제주 갈 바엔 차라리 일본”이라는 말이 확산되고 있으며, 실제로 일본 여행 예약은 꾸준히 증가세입니다. 일본은 엔저(円安) 효과로 인해 물가가 낮아졌고, 전반적인 여행 만족도도 높아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제주도는 오히려 ‘비싼 여행지’라는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습니다. 순대 6조각에 2만 원, 갈치조림 한 접시에 10만 원이라는 황당한 가격표는 여행객을 분노하게 만들었고, 이는 곧 관광 이탈로 이어졌습니다. 제주도의 1일 평균 여행 경비는 약 13만 4000원으로, 전국 평균(약 8만 8000원)의 1.5배를 훌쩍 넘습니다. 가장 저렴한 도시인 광주(약 6만 3000원)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이처럼 ‘바가지 요금’은 단기적인 수익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관광산업 전체를 흔들 수 있는 문제입니다. 관광객의 신뢰를 잃는 순간, 그 지역은 더 이상 선택받지 못하게 됩니다.

여행객 만족도 최저… 문제는 바가지였다

2024년 제주 방문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관광객이 느낀 전반적인 만족도 중 가장 낮은 항목은 '여행경비'였습니다. 관광지의 매력도는 4.41점, 음식의 맛과 서비스는 4.34점으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지만, 여행경비는 단 2.93점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바가지요금, 높은 숙박비, 비싼 렌터카 및 항공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제주도는 전국 주요 도시 중 가장 높은 1일 여행 비용을 기록했으며, 이러한 결과는 제주가 더 이상 '가성비 좋은 국내 여행지'가 아님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제주도는 오히려 ‘비싸고 불편한 곳’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식은 단순한 요금 인하로 바꿀 수 없습니다. 관광객이 제주에서 느끼는 전반적인 경험과 감정, 서비스 품질 등 전방위적인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만 제주 관광은 재도약할 수 있습니다.

5월 황금연휴만 바라보는 건 위험하다

그나마 5월 황금연휴 기간에는 일부 호텔의 객실 요금이 50만 원대로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구조적인 해결이 아닌 일시적인 반등에 불과합니다. 계절적 특수에만 의존한다면, 성수기가 끝난 후 다시 심각한 침체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제주 관광의 체질 개선입니다. 가격 정책을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바가지 논란을 방지하는 강력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여행객이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과 서비스 품질 개선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갈치조림 바가지 논란에 대해 직접 언급하며 개선을 당부했지만, 진정한 변화는 행정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제주 관광업계 전반의 자발적 참여와 도민의 의식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지속 가능한 제주 관광이 가능할 것입니다.

 

제주는 여전히 아름답고, 독특한 매력을 지닌 여행지입니다. 그러나 그 매력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려면 지금 이 위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바가지 없는, 합리적이고 만족스러운 여행지로 거듭나는 제주를 기대하며 여러분은 올해 봄, 어디로 떠나고 싶으신가요?